망고사고, 밤양갱, 탕후루, 제로 아이스티, 요거트 아이스크림, 두바이 초콜릿, 아망추, 밤 티라미수…. 올해 초부터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대세로 떠올랐던 디저트들입니다. 식음료 업계는 유행이 빠르게 변하긴 하지만 올해 디저트 유행 변화가 더욱 빨랐다고 짚었는데요.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디저트 트렌드를 알려면 뷔페에 방문하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뷔페가 식사부터 후식까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외식 장소로 뜨면서 뷔페 업계가 기존 식사 메뉴 외에도 디저트 코너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찾는 뷔페 레스토랑이 젊은 고객층을 끌어모으려고 트렌드를 반영한 디저트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뷔페가 디저트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요즘 외식 시장 분위기에 따른 판단도 있습니다. 최근 BC카드 발표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요식업종 가맹점에서 카드 매출은 연평균 1.1% 증가했으나 매출 건수는 1.6%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뷔페 업종은 매출과 매출 건수가 연평균 8.9%, 10.2% 늘어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뷔페 업종에서 20대 소비자로 인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올해 들어 다른 연령대 대비 최대 2배 가까이 높은 30.2%를 기록했습니다. 30대도 21.2%로 뒤를 이었습니다. 업계는 그 이유 디저트 카테고리 등 메뉴가 다양해진 뷔페를 찾는 MZ세대가 과거보다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기 디저트를 경험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아 일반 외식업과 다르게 높은 주목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계 불황 속에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뷔페와 디저트가 시너지를 일으켜 뷔페 업계가 디저트를 강화하고 있다"며 "뷔페 업계 특성상 특정 콘셉트로 시즌을 진행해도 메뉴 개편이나 추가가 용이해 변화하는 디저트 트렌드를 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샤브샤브 샐러드바 브랜드 '로운 샤브샤브', 프리미엄 한식 뷔페 레스토랑 '자연별곡'이 대표적입니다. 로운 샤브샤브와 자연별곡은 지난달부터 각각 '폴 인(Fall in) 스키야키'와 '풍요로운 가을 맛의 향연'을 콘셉트로 가을 시즌을 진행하면서 디저트 신메뉴로 로운은 맛구마 케이크, 자연별곡은 알밤케이크, 밤양갱 등을 추가해 운영해왔습니다.
로운 샤브샤브와 자연별곡은 각각 이달 17일 젊은 층 사이 인기 디저트가 된 '요거트 토핑 아이스크림'을 샐러드바에 추가했는데요. 그 결과 이들 브랜드 모두 즉각적 매출 상승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지난 23일까지 한 주간 브랜드 전체 매출은 직전 주 대비 약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어떤 토핑이든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MZ픽 디저트로 떠올랐다. 특히 뷔페가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풀코스로 즐기는 가성비 외식으로 주목받아 디저트 코너에 대한 고객 눈높이도 높아졌다"며 "요거트 아이스크림 코너를 추가한 후 긍정적인 리뷰가 나오는 등 즉각적 효과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아예 한 시즌을 디저트를 메인으로 삼아 운영하는 뷔페들도 있습니다. 애슐리퀸즈는 지난 17일부터 가을 제철 과일인 샤인머스캣을 메인으로 한 '더 샤이니 가든' 시즌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샤인머스캣 시즌은 지난해 처음 시작한 시즌으로 당시 긍정적 반응이 이어진 덕에 올해 이어가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특히 제로(0) 음료 트렌드에 따라 '제로 복숭아 아이스티' 메뉴를 추가했는데, 생과일로 제공되는 망고나 샤인머스캣을 넣어 먹으면 '아망추'나 '아샷추'로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입니다.
애슐리퀸즈는 지난겨울에도 크리스마스 디저트로 구성한 '디저트 파티'나 딸기 디저트를 강화한 '살롱 드 스트로베리' 등의 시즌을 연이어 진행해왔는데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 역시 지난 1월 딸기 디저트 메뉴를 강화한 '해브 어 베리 스윗 데이' 시즌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딸기 디저트는 겨울마다 호텔 디저트나 성심당의 '딸기시루' 등이 인기를 끌며 MZ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며 "딸기를 강화해 한 시즌을 진행하는 뷔페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딸기는 겨울철 스테디셀러이기도 해 다가오는 겨울에도 뷔페 업계들이 딸기 디저트를 강화한 시즌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엔 ‘트렌드가 없는 게 트렌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젊은 층이 찾는 트렌드는 빠르게 변합니다. ‘왜 이걸 먹고, 찾고, 즐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젊은 문화. 유통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이 즐기는 것들이 기업 마케팅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여깁니다. 다양한 트렌드를 다루고 연구하는 김세린의 트렌드랩(실험실)에서는 ‘요즘 뜨는 것들’을 소개합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