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혼다·야마하의 발상지 하마마쓰中에서 계속 시즈오카현 최대 도시 하마마쓰는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자동차 혼다 스즈키, 세계 최대 악기 제조사이면서 엔진 전문 기업인 야마하, 피아노 생산업체인 가와이악기제작소의 창업자를 배출한 지역이다.
오늘날에도 혼다와 야마하, 스즈키의 역사와 기업 이념을 소개하는 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연말연시 연휴를 맞아 세 곳을 차례로 찾았다.
야마하는 건반악기와 금관악기 제조사로서 갈고 닦은 프로펠러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다각화했다. 재봉틀에서부터 오토바이, 선박 스크류까지 프로펠러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던 기술 부문이 1955년 야마하(당시 일본악기제조)로부터 분리 독립한 회사가 야마하발동기다.
야마하발동기가 오늘날에도 음률을 점검할 때 쓰는 3개의 튜닝 포크를 회사의 심볼로 사용하는 이유다. 야마하발동기의 1호 오토바이인 YA-1은 분리 독립 첫해인 1955년 후지등산레이스와 아사마화산레이스 같은 대회를 독식했다.
분리 독립 5년 뒤인 1960년에는 오토바이 엔진 기술을 활용해 선박 엔진으로 사업을 넓혔다. 또 유리강화섬유플라스틱(FRP) 소재 실용화에 최초로 성공하면서 선박 엔진 뿐 아니라 요트를 만드는 회사로 성장했다.
오늘날 야마하발동기는 소형 엔진과, 차체 및 선체, 전자제어의 3개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요트, 오토바이, 골프카트, 제설기 등의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이 됐다.
스즈키, 야마하와 달리 혼다는 본사를 도쿄로 옮겼다. 하지만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를 기리는 기념관은 고향인 하마마쓰에 남아있다. 당시만 해도 매우 드물었던 자동차가 집 앞을 지나며 흩날린 기름 냄새를 맡고 "장래에 자동차를 만들고 싶다"라고 쓴 일기가 인상적이었다. 혼다가 7살 때의 일이다.
영세 자동차 부품 공장을 운영하면서 만들어낸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세계 최고 권위의 맨섬 바이크 레이스와 F1 포뮬러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혼다의 역사는 영화보다 더 극적이다.
혼다 소이치로 기념관에서는 생전 그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 "내 손은 좌우가 전혀 다르다. 왼손은 통통하지만 오른손은 작고 상처투성이다. 하지만 나의 보물은 오른손이다."
오늘날 일본을 먹여 살리는 대표 기업의 탄생에는 장인정신이 인정받는 역사적 문화적 토대 위에서 일찌감치 미래와 세계를 내다볼 줄 알았던 기업인들의 분투가 있었음을 '일본판 승산마을' 하마마쓰에서 배울 수 있었다.
[도쿄특파원 임기 만료로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연재를 마칩니다. 지난 4년 동안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는 경제 부처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한일 경제를 비교하는 연재를 통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시즈오카 하마마쓰=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