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엔화 예금 규모는 83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6월말 74억8000만달러에서 8억3000만달러(11.1%) 증가했다.
엔화 예금 규모가 8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대치는 한달 전인 6월말(74억8000만달러)이었다. 한달만에 최대치를 다시 경신한 것이다. 다만 증가 폭은 12억3000만달러에서 8억3000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엔화 예금 규모는 올들어 지난 4월까지 감소하다가 6월부터 석달 연속 증가했다. 원·엔 환율이 이 기간 하락하면서 엔화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으로 파악된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00엔당 원화 환율은 지난달 평균 910원9전을 기록했다. 지난 4월 990원69전에서 석달만에 80원60전(8.1%) 내렸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8월 중 엔화 예금 규모는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800원대를 기록한 이후 최근 924원까지 상승하면서 일부 투자 심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말 달러화 예금은 44억2000만달러 증가한 878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은 달러화와 엔화예금이 증가한 것에 대해 "일부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예금은 7000만달러 감소한 60억2000만달러였다. 기업의 현물환 매도, 수입결제대금 지급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
주체별로보면 기업예금이 45억달러 증가한 896억8000만달러였다. 개인예금은 6억7000만 달러 늘어난 153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