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탐방'으로 오늘 소개할 회사는 푸드테크 업체 이그니스입니다. 영문명은 EGNIS인데 '불꽃', '열정'의 의미를 갖고 있는 'IGNIS'에서 따온 말이라고 합니다. 영어 단어 ignite(점화하다, 불을 붙이다)를 떠올리면 될 듯하네요. 첫 글자 아이(I)를 이(E)로 바꾼 것은 진화, 발전이란 의미의 'evolution'을 덧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이그니스는 마시는 간편식 브랜드 ‘랩노쉬’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이후 곤약 간편식 브랜드 ‘그로서리 서울’, 닭가슴살 브랜드 ‘한끼통살’, 캔워터·음료 브랜드 ‘클룹’ 등을 차례로 출시하면서 빠르게 성장해온 스타트업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550억원 정도로 2021년에 비해 약 270%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네요.
이그니스 본사는 서울 성수역 근처에 있는 유통지식산업센터에 있습니다. 이 건물 5층과 6층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젊은 세대들에 '핫한' 장소로 떠오르는 성수동인 만큼, 이곳에서 팝업 캠페인 행사 등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그니스 사옥 5층에 이런 공용 라운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5층 양쪽에는 직원들이 일하는 업무 공간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잠시 벗어나 이곳에서 자유롭게 일하거나, 편하게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고 합니다.
커다란 이그니스 회사 로고가 눈에 띄는 공간입니다.
라운지 바로 옆에는 방해 없이 대화나 업무 연락을 할 수 있는 폰부스가 2곳 배치돼 있는데요. 폰 부스 이름은 메우치(MEUCCI)와 벨(BELL)입니다. 전화기를 발명한 두 인물로 네이밍했다고 합니다.
전화뿐만 아니라 2~3명 정도가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라운지 한쪽 공간에는 탕비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그니스의 다양한 상품과 간식들을 갖춰놨고요.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새롭게 출시되는 다른 회사 제품들도 직접 체험해 보면서 상품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여기 있는 음료들은 이그니스 직원이라면 누구나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습니다.
라운지에서 업무 공간(사무실)으로 연결되는 벽면에는 이렇게 이그니스의 연혁이 그려져 있기도 하더군요.
이곳은 이그니스 직원들이 일하는 업무 공간인데요. 개방형 천장에 벽면은 화이트 톤으로 맞춰 깔끔하고 쾌적하게 꾸며놨습니다.
업무 공간 한쪽에는 이처럼 OA룸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종 사무 도구들을 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독립된 공간에서 업무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포커스룸'을 쓸 수도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업무에 좀 더 몰입하면서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으로, '모션 데스크'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기는 5층에 마련된 중형 회의실인데요. 뉴욕(NEWYORK), 런던(LONDON), 파리(PARIS) 등 글로벌 도시 이름으로 네이밍해 이그니스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게 구성한 게 특징입니다.
5층 벽면 곳곳에는 이렇게 '회사의 철학'을 담은 문구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도록 '모의고사'도 내놓고, 그릿(GRIT) 정신을 강조하기도 하고, 건강한 몸을 가꾸자는 메시지도 전하고 있더군요.
자, 이제 6층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위 사진은 6층 라운지에 들어서기 전 출입문 모습입니다. 오른쪽에 이그니스 브랜드들이 적혀 있네요.
안으로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공간이 나옵니다.
6층 라운지는 극장형으로 배열돼 있어 타운홀 미팅, 이그니스 플리마켓 등 사내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휴식을 갖거나 점심을 먹거나, 짧은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하고요.
개방형 천장으로 공간을 더욱 넓고 트여 보이게 만들어 놨더군요.
라운지 옆쪽으로는 이렇게 숨겨진 공간이 있는데요. 저는 이곳에 참 맘에 들더군요.
탁 트인 창가로 연결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개인 업무나 미팅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6층 라운지 한쪽은 이렇게 자사 제품들을 전시해 놓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이그니스의 대회의실 공간입니다. 회의실 이름은 '서울(SEOUL)'로 지었다네요.
이곳은 소회의실 방콕(BANGKOK)입니다. 로마(ROME)라는 이름의 다른 소회의실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옥을 살펴봤는데요. 이그니스는 직원들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으로 다양한 복지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은 '패밀리 데이'로 지정해 오전 근무만 한다고 하네요. 또 자사몰 ‘에잇템’ 적립금을 연간 6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비는 연간 120만원 한도 내에서, 도서 구입은 무제한 가능하다고 합니다. 건강증진비 역시 연간 120만원까지 쓸 수 있다고 합니다.
3년 근속자에게는 100만원의 휴가비와 10일간 휴가도 제공한다고 하네요. 앞으로 장기 근속자에 대한 보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이그니스 사옥을 살펴봤는데요.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와 짧은 인터뷰도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를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 5개 정도는 보유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를 위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그니스는 지난해 개폐형 마개 제조사인 독일 엑솔루션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개폐형 마개를 적용한 캔 음료 '클룹(Cloop)'에 적용한 마개가 바로 엑솔루션 제품입니다. 제휴사 관계였는데 지난해 엑솔루션이 경영난을 겪자 아예 회사를 인수했다고 합니다.
클룹 브랜드 제품은 누적 1000만 캔 이상이 팔려나가는 등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최근 BTS 멤버 정국이 라이브 방송에서 클룹 탄산수를 마시자 쿠팡에서 매출이 30배 오른 적도 있었죠. 클룹의 영문명 Cloop은 캔을 딸 때 나는 '펑' 소리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참고로 '랩노쉬'의 labnosh는 실험실(lab)과 간단한 식사(nosh)를 합성한 단어라네요.)
박 대표는 랩노쉬와 클룹에 대한 애정이 꽤 깊어 보였습니다. 엑솔루션 인수로 글로벌 맥주회사, 와인회사, 음료회사 등에 개폐형 마개를 공급하고 있어 해외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박 대표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그니스는 대규모 투자 유치도 마무리 단계입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이 약 200억원 수준이었는데 추가로 300억원가량을 확보할 거라고 하네요. 이번 투자엔 미래에셋캐피탈을 비롯한 기존 투자자와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 다수의 신규 투자자가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그니스 직원은 현재 약 80명인데 회사가 빠르게 커지면서 계속해서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박 대표는 "아시아 최고의 푸드 디벨로퍼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내년부터 작업을 본격화해 2025년께 상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